[뉴스락] 코로나 시절을 거치며 가전 양판업계는 대 전환기를 맞았다. 업계 대표기업인 전자랜드와 하이마트도 빗겨날 순 없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두 기업의 사라진 오프라인 매장 수는 총 160개에 이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전자랜드 점포수는 2022년 말 기준 140개에서 33개가 줄어 현재 103개, 하이마트 점포수도 2019년 말 466개로 최고치를 경신하고, 올 3월 말 기준 335개로 131개가 급감했다.

점포수 줄여 비용 절감을 통한 코로나 전후의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코로나 뿐만 아니었다.

이 시절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은 오프라인 가전 양판점을 찾는 고객들이 발길을 돌렸고, 무엇보다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현장의 장기화에 따른 경기 불황 속 소비패턴의 변화,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이 더해 가전 양판업계의 위기 탈출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금 전자랜드와 하이마트는 새로운 도전 과제를 맞이하며 저마다의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양사는 새로운 경영 방식을 위해 '수장 교체' 카드를 꺼내들어 실적 제고에 사활을 걸고있다.

<뉴스락>은 국내 가전 양판업계 대표기업 전자랜드롯데하이마트의 현 상황과 경영 전략을 비교 분석해봤다.

뉴스락 특별기획. [뉴스락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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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매출 줄고 적자는 늘고··· '랜드500' 해결책 될까

전자랜드(대표 김형영)는 코로나 펜데믹의 긴 터널을 뚫고 비상을 위해 몸부림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코로나 발발 직후인 전자랜드의 매출액은 2021년 8784억원, 2022년 7230억원, 지난해 5998억원을 기록하며 3년 전보다 3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곤두박질 친 매출액의 영향은 고스란히 영업손실로 이어졌다. 

2021년부터 적자 전환해 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22년 109억원, 지난해 229억원으로 손실폭이 커지며 3년째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2022년까지 온라인에서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며 겪었던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자랜드는 실적 부진을 탈출하기 위한 전략으로 단순히 구조적 절감 전략에서 나아가 온라인 시장으로 떠난 소비자 발길을 돌리기 위한 전략으로 '온-오프' 쌍방향의 전략으로 대전환하고 있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5월 유료 멤버십 '랜드500'을 국내 가전 양판업계서 최초로 선보였다.

연회비(1~5만원)를 낸 유료 회원에게 오프라인 매장에서 500가지 특가 상품을 온라인 최저가 수준에 제공하고, 포인트와 할인 혜택을 지급한다.

현재까지 전국 103개의 오프라인 매장 중 34개 점포를 유료 멤버십 매장으로 탈바꿈해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유료 멤버십 랜드500 매장 전환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전자랜드의 방향 전환은 일단 적중한 듯 하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랜드500 26개점의 총매출액이 리뉴얼 전 지난해 1분기 대비 31% 성장했다.

특히 유료 멤버십 도입 초기인 지난해 5월과 6월에 리뉴얼 오픈한 이천점, 작전점, 경기광주점의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66%, 123%, 101%씩 급증했다.

매출과 더불어 멤버십 가입자 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26개 랜드500 매장의 리뉴얼 오픈일부터 지난 3월 31일까지 총 유료 회원 수가 직전년도 같은 기간 일반 멤버십 고객 수와 비교했을 때 24% 증가한 수치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연내에 전국 매장 중 40% 이상을 유료 회원제 매장으로 변환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전자랜드는 업종을 막론한 여러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소비자 중심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IT 기업 엠에스아이코리아(이하 MSI)와 협업해 오프라인 쇼룸을 오픈했다. 오픈한 쇼룸은 국내 최초 MSI 단독 쇼룸이며,  전자랜드 파워센터 용산본점 3층 용산 IT 존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했다.

최근엔 국내 서빙 로봇 기업 브이디컴퍼니와 서비스로봇 대중화를 위해서도 손을 잡았다. 

이달 전자랜드는 올해 상반기를 결산하며 다채로운 가전제품을 할인 판매하는 '세일랜드'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본격적인 폭염에 앞서 각종 여름 가전을 할인한다. 전국 전자랜드 직영점에서 주요 제조사의 2024년 에어컨 신상품 행사 모델을 최대 25% 할인하며 행사 카드로 구매 시 최대 10만원의 추가 캐시백을 증정한다.

100만원 이상의 에어컨을 행사 카드로 구매하면 최대 36개월의 무이자 할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이마트, 올 1분기 적자 기록··· '체질 개선' 중심으로

'PB 제품 라인업 강화' 나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및 각 사 자료 제공. [뉴스락 편집]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및 각 사 자료 제공. [뉴스락 편집]

롯데하이마트(대표 남창희)의 위기는 전자랜드에 비할 바가 아니다.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2022년 말 기준 391개였던 매장을 지난해 말 기준 336개로 대폭 줄였다. 1년이라는 기간동안 60곳에 달하는 매장의 문을 닫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 1분기 다시 적자 전환했다.

지난 2022년 영업손실 520억원을 기록, 사상 첫 적자를 낸 하이마트는 지난해 8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1분기 전년 동기보다 1010억원(16.1%) 줄어든 5251억원의 매출을 거두고 16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다시 적자 전환했다. 

이같은 절체절명의 상황 속 하이마트는 기존 점포 축소· 리뉴얼 전략에 더해 서비스 사업 강화, PB 상품 강화를 가속화해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이마트는 지난해 4월 말 청량리 롯데마트점을 시작으로 1분기까지 56개 점포를 리뉴얼했다. 

하이마트 측은 연내전체 점포 수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08개 점포의 리뉴얼을 연내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펼치고 있는 '홈 만능해결 서비스' 정책과 PB 제품 판매 강화도 눈길을 끈다. 

수리, 이전설치 등 전반을 케어하는 서비스인 '홈 만능해결 서비스'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방문 빈도를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자체브랜드인 '하이메이드' 제품을 올해 안에 리뉴얼을 마치고 새롭게 선보인다. 1~2인 가구 증가 추세에 발맞춰 가성비와 실용성을 내세운 소용량 가전을 중심으로 라인업 확대에 나선다.

실제로 지난 5월 선보인 '싱글 원 냉장고'는 출시 2주만에 초도 물량 완판을 기록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교체 주기가 길고 소비자의 관여도가 높다는 가전제품의 특성을 감안해 하이마트의 실적 반등 여부는 당분간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적 반등 위해 '수장 교체' 카드 꺼낸 양사, 구원투수 될까

김형영 전자랜드 대표, 남창희 하이마트 대표 및 건물 전경. [뉴스락 편집]
김형영 전자랜드 대표, 남창희 하이마트 대표 및 건물 전경. [뉴스락 편집]

전자랜드와 하이마트는 같은듯 다른 전략으로 위기 탈출을 위한 고군분투 중인 가운데, 확실한 실적 반등을 위해 '수장 교체'라는 강수를 둔 두 업체의 수장 대결에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하이마트는 남창희 전 롯데슈퍼 대표를 새 대표로 선임했다. 전자랜드도 지난해 8월 김형영 유통사업부 상품팀 상무를 새 대표로 선임해 위기 탈출 활로를 마련하고 있다.

두 수장은 '수익성 개선'이라는 동일한 임무를 받았지만 경영 전략 성격은 다른 모습이다.

김형영 전자랜드 대표는 전임 대표인 김찬수 전 대표가 취임 반년만에 왕관의 무게를 견뎌내지 못한 전례가 있어 더욱 주목받는다.

때문인지 김 대표는 취임 후 줄곧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의 어깨는 더 무겁다. 

하이마트가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낸 것도 모자라 삼성전자판매에 1위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남 대표는 취힘 후 부실 점포 구조조정을 단행해 현재 대부분 마무리했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매장 리뉴얼 △만능해결 서비스 △자체브랜드(PB) △e커머스 등 4가지 전략 과제에 집중해 올해 반드시 업계 1위를 탈환한다는 각오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진행하는 전략 추진을 가속화해 올해 오프라인 매출 턴어라운드의 기반을 마련하는 해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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