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재계 순위 6위의 포스코그룹이 흔들리고 있다. 

국내외 철강수요 부진과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 등 경제적 불확실성 고조 및 경영환경 악화 속에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해물질 유출 사고, 근로자 사망 사고 등 안전 사고가 끊이질 않고 발생하면서 그룹의 위상이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33년 포스코맨이자 현장 전문가로 불리는 장인화 회장으로서는 지난해 취임 후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장 회장이 과연 겹겹이 쌓인 악재의 고리를 끊고 포스코의 향후 청사진을 다시 그려나갈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포스코 제공 [뉴스락]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포스코 제공 [뉴스락]

 

철강·이차전지 부진, 실적 회복 발목

지난달 31일 포스코그룹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17조5,5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6,070억원으로 11.9% 줄었다.

철강 부문은 판매량 증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힘입어 영업이익 약 6,100억원(전분기 대비 35.6%↑)을 기록,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 5.7%로 2023년 3분기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반면 이차전지 소재 부문은 신공장 초기 가동 비용과 리튬 가격 하락이 겹쳐 실적이 악화됐다.

인프라·건설 부문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가스전·농산 사업에서 이익을 냈지만, 포스코이앤씨의 건설원가 상승으로 전체 이익이 감소했다.

사망 또 사고...반복되는 안전사고에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불명예

묘도에서 바라본 포스코 광양제철소 낮, 밤 전경. [뉴스락DB] 
묘도에서 바라본 포스코 광양제철소 낮, 밤 전경. [뉴스락DB] 

고용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포스코그룹 계열사에서 총 5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포스코이앤씨는 1월 김해(추락), 4월 광명(붕괴), 4월 대구(추락), 7월 함양·울산 고속도로(끼임), 8월 울산(감전·의식불명) 등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으며, 포스코 광양제철소 역시 지난 6월 집진기 배관 해체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하는 사고 발생했다. 

사고가 잇따르자 최근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는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 현재 정부는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면허 취소와 공공입찰 제한 등 초강경 제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의 잇단 사고를 두고 노동계 뿐만 아니라 대통령실과 고용노동부까지 나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는 강도 높은 표현까지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를 직감한 장인화 회장은 지난 9일 그룹안전특별진단TF 회의를 주재하고 "연이은 사고에 통렬히 반성한다"며 "재해의 근본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고가 터질 때마다 재발 방지 약속을 했지만, 실효성에 의문 부호가 따라고 붙는다. 

앞서 지난해 초 포스코는 유해물질 유출 사고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3월 광양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공장에서는 수산화리튬 분말이 유출돼 180여 명이 호흡기 이상을 호소한 데 이어, 후속 조사 과정에서 추가로 170여 명이 병원 진료를 받았다.

이 외에도 광양제철소에서는 과거 인산·황산 폐기물이 도로에 수백 톤 방치된 사실이 확인됐고, 염산 3,000L가 누출되는 사고도 있었으며, 해외 아르헨티나 리튬 공장에서도 염산 유출로 전 직원이 대피하는 등 사고가 발생했다. 

재무·신뢰도 동시 타격...장인화 회장, 위기 돌파 가능할까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해 3월 20일 제57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제공 [뉴스락]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해 3월 20일 제57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제공 [뉴스락]

이러한 안전·환경 사고는 중장기적으로도 주가와 신용평가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신용평가사는 포스코이앤씨의 신용등급 하향 검토 가능성을 언급했고,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ESG 경영 신뢰도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철강·이차전지 부진과 안전·환경 사고까지 겹치면서 그룹 전반의 경쟁력 유지와 신규 사업 확장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를 계기로 ▲철강·이차전지 사업 경쟁력 회복 ▲전사 안전관리 시스템 혁신 ▲환경사고 예방체계 재정비 ▲조직문화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수익성보다 안전과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며 “대외적 이미지 개선과 동시에 실질적인 현장 안전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특정 계열사의 문제가 아니라 그룹 전반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사례다.

장인화 회장이 이번 위기 국면을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따라 포스코그룹의 향후 미래 방향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이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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