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부산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기업 '금양'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1955년 창립된 금양은 국내 최초 친환경 발표제 생산 기업이자 이차전지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한때 시가총액 9조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금양은 최근 3년간 매출 하락과 대규모 적자가 지속되면서 경영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2년 매출은 약 1,713억 원, 영업이익은 63억 원 수준이었으나, 2023년부터 매출이 1,350억 원대로 크게 줄고 영업이익은 대규모 적자로 전환됐다.
2024년에는 매출 1,345억 원에 영업손실이 429억 원에 달하며 순손실은 1,300억 원을 넘었다. 2025년 상반기까지도 매출 감소 및 손실 확대 현상이 이어지며 회복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특히 자금 조달 지연과 임금체불 문제, 공장 준공 차질 등이 더해지면서 재무 건전성은 악화되고 있으며, 상장 유지에도 위험 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뉴스락>이 위기에 처한 금양의 현주소를 톺아봤다.
![부산 금양 사옥과 류광지 회장. [뉴스락 편집]](https://cdn.newslock.co.kr/news/photo/202509/115172_104059_2232.png)
두 차례 미뤄진 4,000억 유상증자...공장 멈춤과 줄줄이 미뤄지는 납품

금양이 4,000억 원대 유상증자 납입일을 다시 한 번 연기하면서 자금난과 신뢰 위기가 동시에 불거지고 있다.
금양은 최근 공시를 통해 4,050억 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납입일을 기존 9월 3일에서 9월 17일로 재차 변경한다고 밝혔다.
사측은 “사우디 투자사‘스카이브 트레이딩&인베스트먼트' 의 해외 송금 절차 지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신생 투자사의 자금 조달 능력과 거래 구조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부산 기장에 건설중인 금양 이차전지 기장공장 전경.금양 제공 [뉴스락]](https://cdn.newslock.co.kr/news/photo/202509/115172_104055_4710.jpg)
이번 자금은 부산 기장 ‘드림팩토리2’ 준공과 해외 수주 계약 이행의 핵심 동력으로 꼽혀 왔다.
그러나 두 차례 연기가 반복되면서 신뢰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만약 세 번째 연기나 무산으로 이어질 경우, 상장 유지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양은 드림팩토리2의 공정률을 약 85~90%까지 끌어올렸으나, 시공사 동부건설이 미지급 공사비를 이유로 도급계약을 해지하면서 현장은 멈춘 상태다.
해당 공장은 미국 나노테크 에너지(2.4조), 피라인모터스(1,575억), 사우디 GCC LAB(3,360억) 등과 장기 공급계약 체결된 핵심 생산기지이며, 실제 납품은 준공 지연으로 이미 1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
즉, 유상증자 자금 유입이 늦어질수록 계약 이행 리스크는 가중되고, 이는 곧 계약 파기나 손해배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임금체불·노무 리스크 ‘급발화’
더 심각한 문제는 노무 리스크다.
5일 부산북부고용노동지청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금양의 퇴직자와 현직자들 총 300여명의 임금체불 진정이 72건이 접수됐으며, 체불액만 약 48억 원으로 추산된다.
고용노동부는 “9월 초까지 청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관계자를 입건할 것”이라고 밝혀, 회사 경영진은 형사 책임 압박까지 받고 있다.
임금체불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인력 이탈과 노사 갈등이 불가피하고, 대외 이미지 실추도 심화될 전망이다.
금양은 이미 감사인의 ‘의견거절’로 거래정지 상태에 놓여 있으며, 한국거래소로부터 개선기간 1년을 부여받았다.
올해 반기검토 보고서에서도 다시 ‘의견거절’이 나오면서 상장 유지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탄·신뢰·실행’ 3박자가 관건
결국 금양의 향후 성패는 9월 17일로 잡힌 유상증자 납입이 예정대로 이뤄지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자금이 실제 유입된다면 임금체불 청산과 공장 재가동, 계약 이행 등 일련의 연쇄 회복이 가능하다.
반대로 자금 유입이 무산될 경우, 상장 폐지 심사·형사 책임·계약 불이행 등 삼중고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호재성 발표가 아니라 자금 유입 증빙, 임금 청산 실행, 공장 재개 등 실질적 성과가 확인돼야 한다”며 “신뢰 회복 없이는 금양의 정상화 시나리오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