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4년 인도한 1만 3,000TEU급 컨테이너 운반선의 모습. HD현대 제공 [뉴스락]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4년 인도한 1만 3,000TEU급 컨테이너 운반선의 모습. HD현대 제공 [뉴스락]

[뉴스락] HD현대가 국내 최대 해운사 HMM으로부터 2조원 규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며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었던 2007년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24일 HMM과 1만3400TEU급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총 계약 금액은 2조 1300억 원 규모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337m, 너비 51m, 높이 27.9m의 제원을 갖췄으며, 울산 HD현대중공업과 영암 HD현대삼호에서 각각 2척과 6척씩 나눠 건조해 2029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수주는 단순한 대규모 계약을 넘어 18년 만의 기록 경신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는다.

HD현대는 올해 총 69척, 72만 TEU 규모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이는 글로벌 경제 호황으로 물동량이 정점을 찍었던 2007년(79만 3473TEU)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국내 조선업체 중에서도 압도적인 1위 실적으로, 장기간 불황의 터널을 지나온 한국 조선업이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호황기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수주 선박의 기술적 사양도 한층 고도화됐다. 해당 선박에는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엔진이 탑재되며, 연료 탱크 용량을 기존 동급 선박 대비 50% 확대해 운항 효율을 극대화했다.

HD현대 측은 경쟁국 대비 선가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전 생애주기 비용(LCC) 측면에서 높은 원가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이 수주 성공의 배경이라 설명했다.

특히 HD현대의 자율운항 계열사 아비커스가 개발한 ‘하이나스 컨트롤(HiNAS Control)’ 솔루션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2023년부터 건조 선박에 적용된 이 기술은 인공지능(AI)이 선박의 엔진 회전수(RPM) 등을 제어해 운항을 보조한다. 실제 운항 데이터 분석 결과 탄소 배출량을 15% 저감하고 연료 효율을 15% 향상하는 성능이 입증됐다.

단순한 하드웨어 건조 능력을 넘어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수주 경쟁의 '게임 체인저'가 된 셈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차별화된 기술력과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고효율 선박 기술을 앞세워 조선·해운 산업의 탈탄소 흐름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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