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국내 정통 e커머스업체들이 신흥 e커머스업체들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2010년 출범한 국내 3대 e커머스업체 쿠팡, 위메프, 티몬 등은 오프라인 유통 시장이 축소되고 온라인 유통 시장의 확대 기조 속에서 불과 10년새 비약적인 영토 확장을 거듭해왔다.

특히 쿠팡은 배달앱 서비스 ‘쿠팡이츠’를 출범한데 이어 동남아 3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훅디지털’을 인수해 OTT 사업에 진출했다. 쿠팡플레이, 쿠팡오리지널, 쿠팡비디오 등 관련 상표권도 출원한 상태다. 스포츠 중계권을 놓고 일부 회사들과 협상을 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온다.

쿠팡이 e커머스를 넘어서 이제는 이른바 유통·IT 기업으로 불리기 시작한 이유다.

온라인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쿠팡 등 e커머스업체에게 있어서는 더욱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오픈마켓, OTT 등 온라인 플랫폼 산업 규모가 5년 이상 앞당겨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통계청이 밢표한 ‘온라인쇼핑 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온라인 유통 업체들의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0.7% 이상 늘었다. 온라인 식품 구매의 경우 무려 60.2% 가량 상승했다. 9월 기준 한 달 총 거래액은 14조 7208억 원에 이른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그동안 숨죽이던 국내 정통 e커머스, 유통 업체들이 쿠팡 등 국내 선두권 업체들에 대해 반격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뉴스락>이 들여다봤다. 

사진 각 사 제공/편집 [뉴스락]
◆ SKT 11번가, 아마존 표방기업들 사이 '진짜' 아마존과 업무협약..."독보적 구매경험 제공할 것"

SK텔레콤 자회사 11번가(대표 이상호)가 세계 최대 온라인 플랫폼 아마존과 협력에 나선다.

11번가가 초거대 기업 아마존과 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

우선 아마존은 11번가에 3000억 원을 투자하고 11번가로부터 전환우선주(CPS),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받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아마존은 11번가의 국내 시장 성과에 따라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을 수 있다. 때문에 11번가의 상장(IPO)이 두 업체의 협업기간과 추가협업 등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미국, 영국 등 6개 국가에서 1위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미국 시장에서도 점유율 40~50%에 달하는 사실상 독점 기업이다. 분기 매출액은 100조로 드론·로봇배송, 원클릭 결제, 온라인 약국 등 혁신에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

업계는 이번 아마존과 11번가의 업무 협약에 대해 e커머스 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 시장은 아직까지는 미국이나 중국처럼 완전하게 한 업체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 집계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점유율에서 네이버 쇼핑은 14%, 쿠팡 12%, 이베이코리아 11% 수준으로 11번가, 위메프, 티몬 등이 뒤를 잇는다. 한국시장은 아마존이 미국, 영국 등에서 점유하고 있는 경쟁상황과 다른 것이다.

11번가가 기존에 쌓아온 한국 서비스 노하우를 공유하고 아마존의 글로벌 유통망, 배송기술, 마케팅 등이 시너지를 낸다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변화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의 아마존을 표방했던 쿠팡 등 업체에게 있어서 진짜 아마존의 한국 시장 진입은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마존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했을 때 기존 사업자들은 결국 아마존을 견디지 못했다”라며 “책에서 시작해 전자제품으로, 이제는 모든 공산품과 식품 등을 판매하는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아마존 제품 직구가 쉬워질 것이라는 외에 구체적인 협업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어 아마존과 11번가의 협업이 마냥 낙관적이지는 않다.

당장 코리아센터 등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협력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아마존의 경우 아직까지 국내에 구축된 인프라가 부족하고 11번가의 경우 현재 보유하고있는 물류센터, 배송 시스템 등은 경쟁업체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SKT가 추가적인 물류센터, 이른바 풀필먼트 센터 착공에 나설지도 미지수다.

풀필먼트 센터는 '라스트마일 딜리버리'를 골자로, 택배 상품이 고객의 집에 전달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담당한다. 특히 입점업체인 판매자는 풀필먼트 센터로 재고를 보내 판매자의 역할을 확연히 줄일수 있고, 소비자 또한 배송에서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다. 모든 산업에서 물류혁신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쿠팡이 물류센터 건립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 있는 이유다. 11번가에겐 해결해야할 숙제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SKT 11번가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아마존과의 협업과 관련해 아직까지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이어서 “아마존과 함께 독보적 구매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아마존과 원활하게 협력해 빠른 시일 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GS리테일, GS홈쇼핑 합병에 KT와 디지털물류 업무협약까지...옴니채널 확대 '사활'

GS리테일(대표 허연수)이 GS홈쇼핑과 합병 안건을 통과시켰다.

GS리테일은 GS홈쇼핑의 모바일 앱, 다수의 TV 시청가구 등을 활용해 온라인 커머스 시장으로의 변화를 꾀하는 한편, GS리테일이 보유하고 있는 편의점 1만 5000여 개의 점포를 통해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 채널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이번 합병을 통해 내년 5월 공정위 심사과정을 거치고 7월에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되면 자산규모 9조원에 연간 취급액은 15조원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여기에 GS리테일은 최근 KT와 디지털물류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까지 체결하면서 대형 유통 공룡으로서의 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리테일이 가지고 있는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융합과 더불어 KT가 보유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운송 최적화 환경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KT와 GS리테일은 AI 물류최적화 플랫폼 개발을 통해 AI 기술을 활용한 운송경로, 운송일정 최적화 등 자동수립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해당 서비스는 배송 화물차의 무게를 고려하고 좁은 길에서의 최적경로 확보 등 외부환경까지 고려한 기술 구현을 목표로 한다.

이번 합병 및 협업과 관련해 GS리테일은 외국계 자본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쿠팡과 롯데, 신세계 등 국내 대형 유통 공룡들도 e커머스 시장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고민을 이어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GS리테일은 11번가와 협업에 나선 아마존이 오프라인 점포를 확장하고 있다는 점, 네이버 쇼핑이 CJ대한통운과 협력을 꾀하는 있는 점 등에 대해서 옴니채널(오프라인+온라인)로의 변화가 커다란 흐름이라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GS리테일은 온·오프라인 채널 융합, AI 등 기술 활용에 대한 협업 등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지만 택배 물류센터, 인력 등에 대한 고민이 남아있다. 오프라인 점포를 어떤 식으로 활용하고 인력을 어떻게 배치할지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

업계는 일단 GS리테일이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물류센터와 편의점 택배, 식자재유통, 수출입 국제 운송 사업 등을 운영하는 GS네트웍스를 통해 물류망을 넓힐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3자 물류회사 (주)한진과의 협업을 통해 유통망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GS리테일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내년 7월에 합병 계획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내외부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국에 펼쳐져있는 편의점 등 오프라인 점포와 기술의 결합은 e커머스 시장 판도 변화에 여전히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허연수 GS리테일 대표는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환경과 산업구조 속에서 KT와 함께 국내 디지털물류 혁신과 고도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첫 걸음을 떼고자 한다”라며 “역량과 인프라,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호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 발전시키며 차별화된 신 성장사업 개발과 더불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발굴의 초석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매각설' 이베이코리아, 경쟁 유통·커머스 업체들 MOU 행보에 다급?..."우리것 할 것"

이베이코리아(대표 변광윤)의 최근 행보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1조 954억, 영업이익 615억 원을 달성해 전년대비 각각 12%, 27%의 성장폭을 기록했다.

특히 매출액의 경우 창사이래 처음 1조를 돌파하면서 긍정적 전망이 흘러나온다. 오픈마켓에서 꾸준히 선방하는 모양새다.

다만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018년 대비 소폭 올랐으나 2017년 영업이익 623억에는 미치지 못했다. 영업이익에서 사실상 제자리 걸음인 셈이다. 온라인 유통 시장 규모 확대에 따른 매출액 상승세에 편승했음에도 20%를 웃도는 쿠팡, 네이버 등 성장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이베이코리아 과거 온라인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과 비교하면 이름값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2001년 옥션, 2009년 지마켓을 인수하면서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했다. 현재 오픈마켓 기준 점유율은 10~11% 수준이다.

당시 이베이코리아는 공정위 등 업계 독점우려 지적에 대해 추후 네이버(NHN)가 오픈마켓을 진출할 경우 경쟁적으로 전환 될 수 있다며 합병 승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점유율이 매년 ᄄᅠᆯ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베이 미국 본사의 실적도 좋지 않아 매각설도 나오고 있다. 해당 내용은 지난 3월 미국 이베이 본사가 이베이코리아 지분을 팔고 인수 기업을 찾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알려졌다.

다만 한국 시장의 경우 독점 기업이 없는 상황이고 코로나19라는 변수 때문인지 매각에 대한 얘기도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베이코리아가 익일배송 서비스 등을 위해 물류센터 착공에 나서거나, 네이버와 대한통운이 지분교환을 통해 업무협약에 나선 것처럼 대형 물류 운송 업체와의 업무협약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은 기존 대구, 고양, 부천 등 물류센터에 이어 함양, 김천, 제천 등 스마트 물류센터 건립에 나섰고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협업해 곤지암 메가허브 풀필먼트 센터를 활용하고 임차방식으로 1만평 규모를 네이버 전용 풀필먼트 센터로 확보할 예정이다.

결국 이베이코리아가 기존 동탄에 대형 물류센터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당장 쿠팡과 비교되기 어렵다. 또 네이버의 경우 검색 서비스를 통한 플랫폼 이점에서 해가 갈수록 이베이코리아가 상대하기 버거워 보이는 상황이다.

이베이코리아가 쿠팡 등 기업들을 상대하기 위해 국내 대형 물류업체 및 IT업체들과 업무협약을 이어가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뉴스락>에 “현재까지 MOU에 대한 계획은 없다”라며 “여러 경쟁업체에서 어떻게 전략을 취해간다고 해서 우리가 그런 식으로 전략을 바꿔나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현재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집중과 자기에 맞게 성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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