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건설시장 불황으로 울상을 짓는건 비단 건설사뿐이 아니다. 건설업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건자재업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 3분기 건축 허가·착공·준공 현황'에 따르면 전국의 주거용 기준 건축 허가 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42.6%, 착공 면적은 57.4% 급감했다.

또한 지난해 전국 주택 11월 누계(1~11월) 착공은 17만 378호로 전년동기 대비 52.4% 떨어졌다. 지난해 전국 주택 11월 누계 매매 거래량은 4만 5415건으로, 직전해보다 7.7% 증가했지만 근래 5년간 누계 평균 대비 36.5% 감소했다.

건설경기가 악화됨에 따라 건설업을 전방산업으로 삼는 건자재업계 실적도 덩달아 하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또한 통상 건설업계 실적 6개월에서 1년 가량 후행하는 건자재업계 특성상 앞으로의 전망은 더욱 어두울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내수침체에 국내 대표 건자재 기업인 LX하우시스와 KCC글라스는 바다를 건너 신(新) 접전지로 향했다.

양사는 위기 탈출의 활로로 북미, 인도네시아 등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

2사는 실적 제고와 난관 타개를 위해 해외시장을 공략하면서 업계 선두 자리를 모색하고 있다.

<뉴스락>은 국내 건자재업계 라이벌 LX하우시스KCC글라스의 경영전략, 해외사업 등을 비교 분석해봤다.

뉴스락 특별기획. [뉴스락 편집]
뉴스락 특별기획. [뉴스락 편집]

 

LX하우시스, 한명호 효과 '톡톡'... 영업이익 261% 수직 상승

한명호 LX하우시스 대표 및 사옥. [뉴스락 편집]
한명호 LX하우시스 대표 및 사옥. [뉴스락 편집]

LX하우시스(대표 한명호)는 수년간 이어진 실적 부진으로 초대 대표인 한명호 대표 체제를 재가동시키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10년만에 본가에 복귀한 한 대표는 해외사업과 고부가 제품 확대 전략 등으로 심폐소생 작업에 들어갔다.

최근 LX하우시스는 한명호 효과에 힘입어 뚜렷한 수익 턴어라운드를 실현 중이다.

지난해 3분기(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642억 원, 35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9140억)은 5.7% 소폭 하락했지만 영업이익(153억)의 경우 131% 올랐다.

누적기준으로도 외형과 수익성은 반비례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 6431억 원으로 직전해(2조 7240억) 동기 대비 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1009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279억)와 비교해 261% 급증했다.

사업 분야별로 살펴보면 건자재 분야 매출(누적연결기준)은 1조 9425억 원으로, 직전해 동기 매출인 2조 8억 원보다 3% 떨어졌다. 건설 시장 악화로 관련 사업이 불안정한 탓이다.

하지만 원재료 가격 안정화 등으로 영업이익은 2022년 3분기 매출인 354억 원에서 지난해 766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창호·바닥재의 원재료인 폴리염화비닐(PVC)과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와 비교해 약 40~50% 하락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소재·필름 분야 역시 지난해 3분기 매출이 70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인 7262억 원보다 3.5% 감소했지만 제조 원가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은 반등했다.

영업이익이 252억 원을 기록함으로써 직전해 동기인 63억 원의 영업손실을 극복하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LX하우시스는 추후 자체 개발 소재를 적용해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고 종합 인테리어 전시장인 'LX하우시스 지인스퀘어'를 비롯해 TV홈쇼핑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LX하우시스에 대한 청신호를 점쳤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은 LX하우시스에 대해 '뚜렷한 실적 회복, 업황 회복에 기대'라며 투자의견 BUY(신규)의 신규 리포트를 발행하고 목표가 5만 6000원을 제시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보고서를 통해 "저조한 주택 거래량, 착공 감소로 인해 외형 감소는 불가피하나 지난해 대비 안정적인 원자재 가격, 절대적으로 증가한 고객사 자동차 판매량에 힘입어 높아진 이익 레벨은 유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KCC글라스, 영업이익 34% 하락...'자동차 유리' 강화 움직임 보여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및 사옥. [뉴스락 편집]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및 사옥. [뉴스락 편집]

LX하우시스가 '어닝서프라이즈' 급 성적을 거둔 반면, KCC글라스(회장 정몽익)의 수익성은 뒷걸음질 치는 모양새다. 

KCC글라스의 지난해 3분기(연결기준) 매출액은 425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액인 3790억 원과 비교해 10.8% 상승했다. 누적기준의 경우 매출액이 1조 2415억 원으로, 전년 동기인 1조 150억 원 대비 18.2% 상승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퇴행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218억 원으로 2022년 3분기 영업이익인 262억 원보다 약 20% 하락했다. 누적기준은 703억 원으로, 직전해 같은 기간인 945억 원과 비교해 34.4% 급감했다.

이같은 수익성 저하의 이유는 주요 사업인 유리·인테리어 사업 부문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체 영업이익의 하락세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KCC글라스의 주요 사업은 유리·인테리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리·인테리어 사업 부문은 전체 매출의 약 56.7%를 차지한다. 

유리 부문 실적을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045억 원, 582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매출(6436억)은 8.6% 개선됐지만 영업이익(919억)은 58% 감소했다.

국내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와 착공면적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건축용 유리 수요가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건축용 유리실적 악화 등에도 긍정적 시그널은 존재한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점차 해소되기 시작하면서 차량 생산 증가가 예측돼 자동차업계를 통한 호실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KCC글라스 또한 자동차시장의 호황기에 발 맞춰 자동차 유리 부문에서 역량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KCC글라스는 LG전자와 손을 잡고 차량 유리에 장착하는 투명 안테나를 개발했다.

투명 안테나는 차량의 유리에 부착되거나 삽입되는 투명한 필름 타입의 안테나를 뜻한다. 기존 상어 지느러미 모양의 샤크핀 안테나(Shark Fin Antenna)가 가지고 있는 공간적, 디자인적, 통신 용량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통신 기술 장치로 평가된다.

인테리어·유통 부문 사업도 긍정적이다. 인테리어 사업영역에서 고급 PVC바닥재인 LVT와 라미필름, 친환경 G-PET 필름 등 고급화 전략을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의 동반성장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이 5004억 원으로 전년 동기(3218억)와 비교해 35.7% 오르고 영업이익이 118억 원을 달성하면서 직전해 동일 기간(10억)과 비교해 998% 오른 기록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글로벌 옷 입는 양사... K-건자재 입지 다진다

(좌) KCC글라스 여주공장 전경. KCC글라스는 올해 11월 까지 유리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년 11월까지 약 1년간 745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우) LX그룹 계열사 LX인터내셔널이 지난해 한국유리공업 인수를 마무리짓고 'LX글라스'로 출범했다. LX글라스는 LX하우시스와 창호 및 건축용 코팅유리 시장에서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각 사 제공. [뉴스락]   
(좌) KCC글라스 여주공장 전경. KCC글라스는 올해 11월 까지 유리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년 11월까지 약 1년간 745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우) LX그룹 계열사 LX인터내셔널이 지난해 한국유리공업 인수를 마무리짓고 'LX글라스'로 출범했다. LX글라스는 LX하우시스와 창호 및 건축용 코팅유리 시장에서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각 사 제공. [뉴스락]   

건자재 맏형격인 양사는 내수침체 탈출을 위해 글로벌 영토확장에 사활을 걸었다.

LX하우시스는 북미지역을 공략한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시장은 LX하우시스 해외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핵심시장이다.

실제 회사의 미국법인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960억 원의 매출과 140억 원의 이익을 냈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대동소이하나 영업이익은 965.7% 수직 상승했다.

LX하우시스는 '고급 인조대리석'과 '엔지니어드 스톤'으로 북미시장을 정조준했다.

현재 LX하우시스는 글로벌 아크릴계 인조대리석 시장에서 약 20%대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엔지니어드 스톤 시장에서는 4위에 등극해있다.

인조대리석 '하이막스'는 세계 랜드마크 건축물과 공항 등에 적용되는 등 K-건자재의 위상을 공고히하고 있다. 엔지니어드 스톤 제품 '비아테라'도 북미시장에서 생산부터 판매까지 현지화 전략으로 속도전에 돌입했다.

또한 해외 판매 확대를 위해 멕시코법인을 신설하는 등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전시 참가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해외 주요 대규모 전시회와 박람회 참가를 전년대비 20% 가량 늘리며 고객 접점을 늘렸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제품의 해외 매출을 확대하고 고단열·친환경 등의 고부가 신제품 중심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며 "점유율 확대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KCC글라스의 접전지는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는 근래 10년간 5∼6%대의 경제성장률을 나타내 대표적인 신흥 시장으로 거론되는 지역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카르타에서 동칼리만탄 지역으로 수도 이전을 추진 중이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진행되면서 건설 시장 또한 더욱 활성화 될 전망이다.

KCC글라스는 지난 2021년 약 4000억 원을 투입해 바탕 산업단지 내 49만㎡ 부지에 유리공장을 착공했다.

인도네시아 유리공장은 KCC글라스의 첫 해외공장으로, 시험 생산을 거쳐 올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방침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약 43만 8000톤의 건축용 판유리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KCC글라스는 양산을 앞두고 '종합 유리 클러스터'로 발전하기 위한 대규모 인력 채용에도 나섰다. 약 1500명 가량의 인력 투입이 예상된다.

KCC글라스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공장은 2분기 완공 뒤 테스트 기간을 거쳐 올해 안에 본격적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지리적 요충지인 인도네시아를 해외사업 기지로 삼고 고부가가치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