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에스디바이오센서, 씨젠, 휴마시스 등 기업 간 '진단키트 시장 쟁탈전'에 불이 붙고있다.

진단키트 업계가 여타 산업군보다 월등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백신·치료제 보급에도 불구하고 돌파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고 풍토병 전환 가능성도 나오면서 시장은 오히려 커지는 모양새다.

국내에서도 진단키트 업체라는 이점이 고평가 받아 상장한 기업이 생겼고, 작은 규모의 기업들이라고 하더라도 진단키트를 제조, 판매하는 업체들은 역대급 실적을 갈아 치우고 있다.

실제로 코넥스 상장기업 켈스는 체외진단 의료기기를 통해 3000만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다가 2020년 44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1만 4000% 성장률이다. 대웅제약, 휴온스 등과 협업을 통해 진단키트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다만, 진단키트 시장이 커지는 만큼 경쟁자들도 급부상하고 있고 일부 대형 제약사들도 진단키트 제조·유통 관련 협업을 늘리면서 피를 튀기는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뉴스락>은 국내 진단키트 대표 기업인 에스디바이오센서, 씨젠 등의 올해 경영전략과 우려점을 비교 분석해봤다.

천종윤 씨젠 회장과 조영식 SD바이오센서 의장 모습. 영화 추격자 포스터 배급사 쇼박스 및 각 사 제공 [편집/뉴스락]

씨젠, 1조 달하는 영업익에 신사업 여부 관심 커져...분자진단 생활화 '방점'

'추격자' 씨젠(회장 천종윤)이 분자진단 시장 업계 1위 도약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씨젠은 지난 2000년 유전자 분석 관련 기술 및 시약개발 등 목적으로 설립된 업체로,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진단키트'를 통해 1000억 원 수준이었던 매출이 단숨에 1조원까지 치솟았다.

실적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매출액 1022억·영업이익 106억 -> 2019년 매출액 1219억·영업이익 224억 -> 2020년엔 무려 1조 1252억·영업이익 6761억을 기록했다. 2021년 매출액(3분기)은 누적 9607억 원으로, 올해도 1조 돌파는 무난할 전망이다.

씨젠의 경우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지난 2020년 2월 식약처로부터 진단시약을 긴급승인 받았는데, 당시 한국의 방역 대응이 모범적으로 평가받으면서 국내 업체임에도 해외에서 크게 주목 받았다.

특히 씨젠은 에스디바이오센서와는 다르게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코스닥에 상장 했던 기업이기 때문에 코로나19 발생 직후 개미 투자자들의 관심 1순위 기업 중 하나였다.

한국기업평판 연구소가 2월 발표한 생명과학서비스 상장기업 브랜드 평판에 따르면, 씨젠은 미디어 언급·커뮤니티 언급·시장 지수 등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는 건강관리장비용품 기업으로 분류 돼 해당 섹션에서 2위를 차지했다.

씨젠은 분자진단 플랫폼으로서 △분자진단 사업을 공고화하고 △분자진단 생활화라는 목표 외의 신규사업은 현재까지 계획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분자진단 제품의 독자적인 기술을 통해 글로벌 현지 시장에서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주요 국가 현지 법인 설립에 적극적이다. 주요 제품의 학회 참여, 시연 개최, 제품 비교 우수성 입증 등 작업에 힘을 쓴다는 계획이다.

보유중인 특허는 동시 다중 분자진단 '멀티플렉스' 진단시약에 대한 원천기술이 있어 타겟 유전자만 특이적으로 증폭시켜 검사결과 정확도가 우수하다. 다양한 질병의 원인을 동시에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졌다.

대표 제품에는 씨플렉스(Seeplex), 애니플렉스(AnyplexⅡ), 올플렉스(Allplex) 등이 있다. 씨플렉스는 일반적인 PCR기기를 이용해 증폭이 이루어진 후 전기영동으로 유전자의 길이를 분석진단 방식이고, 나머지는 유전자 증폭 후 형광 시그널을 분석하는 진단 방식으로 사용자 편의성이 높다.

우려라고 한다면 그동안 사업 과정에서 보이지 않았던 문제들이 수면위로 드러날 경우 나타나게 될 피해들이다.

씨젠은 지난해 초 과거 2011년~2019년까지의 회계기간 동안 대리점 밀어내기 등 분식회계 혐의가 적발돼 금융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분자진단, 진단키트 관련 경쟁사 등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한때 16만원에 달하기도 했던 주가가 현재는 크게 떨어진 상태다.

씨젠은 부랴부랴 김범준 전 KT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경영지원총괄로 영입했고, 분기배당 도입, 자사주 임직원 배정, 무상증자 등 주주 달래기에 나섰지만 우려가 여전하다.

이와 관련해 김범준 씨젠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은 '주주님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씨젠의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은 주주들의 지지와 성원 덕분이었다"라며 "그동안 연구개발, 영업 등에 집중하면서 소통에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고 이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씨젠과 SD바이오센서 매출액 추이와 사업현황. [편집/뉴스락]

에스디바이오센서, 영업익 15억서 2년 만에 '2조 육박'...경쟁사 소송 등은 악재

'도망자' 에스디바이오센서(의장 조영식)가 코로나19 수혜로 통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갱신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SD바이오센서)는 지난 2010년 에스디(현 한국애보트진단) 바이오센서 사업부문이 인적분할 해 설립된 체외진단 전문 업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19년 1000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매출을 기록하다가,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에만 1조원 이상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성장률만 2212%다.

실적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매출액 651억·영업이익 27억 -> 2019년 매출액 729억·영업이익 15억 -> 2020년 매출액 1조 6861억·영업이익 7382억 -> 2021년 매출액(3분기 기준) 2조 4862억·영업이익 1조 3641억이다.

실적 성장 배경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역할이 컸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판매중인 신속면역화학진단 스탠더드Q는 빠르게 코로나19 감염여부를 확인해 주는데 제품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특히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 로슈를 비롯 국제기구와 계약으로 수출 비중이 크다. 스탠다드Q가 세계 최초로 WHO 긴급사용승인(EUL)에 오른 만큼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출 비중이 97%에 달한다.

그동안의 수익을 통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진단키트 수익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가장 우선하고 있는 것은 △현장 진단용 분자진단(POC분자진단) 개발과 정부주도 검사가 아닌 △자가진단 키트의 확대를 위해 분투중이다.

POC분자진단의 경우 일반 분자진단(RNA 등 분자수준 변화 진단, CT, X선 촬영 등)과 달리 실험실 대형 검사장비를 통한 검사가 아니라 의료 현장에서 바로 소형장비를 통해 수행되는 분자진단을 말한다.

현재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현재는 진단키트를 기반으로 매출이 늘고 있지만 완전한 코로나 종식이 이루어진다면 같은 실적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 경쟁사인 래피젠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진단키트 제품을 두고 실용신안 침해 관련 700억 원대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관련 분쟁도 악재중 하나다.

래피젠은 과거부터 에스디바이오사이언스의 진단키트에 대해 실용신안 침해 문제를 제기해 오다가 지난해 8월 가처분 신청을 냈고 그해 말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해당 소송 내용을 지연공시 하면서 '공시불이행' 사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상태다.

코스피 상장 제약·바이오 업체 중에선 부광약품, 하나제약, 쎌마테라퓨틱스에 이어 네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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