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최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경영구조 개편의 물결 속에서, 오너 3·4세 세대가 경영일선에 진출하며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대한민국 경영의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약의 시작을 의미하는 중요한 변곡점이다.

그러나 오너 3·4세 세대 경영자들은 경험 부족, 기존 세대와의 갈등,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 등 다양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그들은 기업의 미래를 담보할 신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특명을 안고 있다.

<뉴스락>은 오너 3·4세의 경영성과와 진출한 신사업을 분석한다.

경영일선에 진출한 오너 3·4세. [뉴스락 편집]
경영일선에 진출한 오너 3·4세. [뉴스락 편집]

SK네트웍스, 'AI 컴퍼니' 본격 도약... 최성환 사업총괄이 이끈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 [뉴스락 편집]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 [뉴스락 편집]

SK네트웍스는 AI 중심의 사업형 투자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대전환을 선언했다.

이 변화의 핵심 인물은 바로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1981년생)이다.

최 사장은 2019년 SK네트웍스에 기획실장으로 입사한 후 4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 기간 동안 SK네트웍스의 영업이익은 꾸준히 성장했다.

최 사장이 입사한 2019년부터 SK네트웍스 영업이익은 △1093억원 △1237억원 △1303억원 △1775억원 △237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는 2014년(2013억원) 이후 9년만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넘겼다.

최 사장은 지난 2월 SK네트웍스 기업설명회에서 인공지능(AI)을 사업모델 혁신의 중심에 두고 'AI 컴퍼니’로의 전환을 공표했다.

이를 위해 SK네트웍스는 전략적 연계성이 부족한 SK렌터카를 매각하고, 매각 대금을 AI 사업에 재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앞서 1월에는 SK매직의 가스렌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의 영업권을 경동나비엔에 매각했으며, 안마의자·식기세척기는 3월 사업 종료했다.

SK매직은 확보된 자금을 신사업 육성에 투자하며, AI를 접목한 혁신 가전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SK네트웍스의 AI 사업 구상은 SK매직, 엔코아, 워커힐 등 자회사를 통해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미국 실리콘 밸리에 AI 연구거점 '피닉스랩'을 구축하기도 했다.

롯데 신유열, 3년 만에 전무 승진... 미래 성장 핵심 키맨으로 도약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뉴스락 편집]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뉴스락 편집]

롯데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바이오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 젊은 3세 경영진의 본격적인 참여가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신유열 전무(1986년생)는 뛰어난 경영 역량과 글로벌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성장을 이끌 전망이다.

신 전무는 2020년 일본 롯데에 부장으로 입사한 후 빠르게 성장하여 2022년 롯데케미칼 상무로 승진했다.

특히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부문 상무로 재직 당시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을 크게 줄이며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부문은 2022년 매출 17조 6983억원에서 2023년 13조 8522억원으로 줄었지만, 영업손실을 같은 기간 8605억원에서 4919억원으로 줄였다.

이러한 능력을 인정받아 신 전무는 지난해 '2024 정기 임원인사'에서 글로벌과 신사업을 전담하는 미래성장실의 초대 실장으로 발탁됐다.

또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바이오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참여를 시작했다.

롯데 측은 신 전무의 승진과 지주회사로의 이동과 관련해 "그룹의 미래성장 핵심 분야인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에 지속적으로 관여해 성과를 내왔으며 본격적인 경영 참여를 위한 발판을 다져왔다"고 밝혔다.

신 전무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직하고 있는 만큼 바이오 영역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통해 두드러진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 미래성장의 핵심인 바이오사업 경영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CDMO기업으로의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꾸준한 수주 계약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CDMO(위탁개발생산) 분야에 진출했다.

신 전무는 글로벌 투자 및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네트워크 구축과 신규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LS그룹 차기 후계자 구동휘, '미래 성장 동력' 책임 맡아

구동휘 LS일렉트릭 부사장. [뉴스락 편집]
구동휘 LS일렉트릭 부사장. [뉴스락 편집]

LS그룹이 미래 성장의 핵심으로 2차전지 소재 사업을 꼽으며, 이 분야의 새로운 리더로 구동휘 부사장(1982년생)을 전면에 배치했다.

구 부사장은 LS일렉트릭에서의 성공적인 경영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LS MnM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그룹의 장기 성장 전략인 '비전 2030’을 실현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구 부사장은 LS그룹의 오너 3세이자 구자열 전 회장의 외동아들로 E1 전무, LS일렉트릭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지난해 LS일렉트릭으로 자리를 옮긴 후 '비전경영총괄' 역할을 수행하며 수소 연료전지 발전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LS일렉트릭의 지난해 매출은 4조 230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5.4% 증가했다. 영업이익 또한 73.7% 증가한 3248억원을 기록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이에 LS그룹은 구 부사장의 젊은 리더십과 전략적 실행력을 높이 평가하며 2차전지 소재 사업의 성장을 이끌 핵심 인물로 발탁했다.

구 부사장이 부임한 LS MnM은 LS그룹이 준비 중인 2차전지 소재 가치사슬의 핵심 계열사로, 그의 전략적 투자와 사업 운영에 대한 기대가 높다.

하지만 LS MnM은 지난해 매출 10조 1548억원, 영업이익 24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6.7%, 52.2% 감소하는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구 부사장은 이러한 위기에 직면해 배터리 소재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기업가치 상승이라는 양대 과제를 안고 있다.

구 부사장은 LS MnM의 신사업 육성을 위해 IPO(기업공개)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3월 ‘인터배터리 2024’에서 IPO 계획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지주사가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구조"라며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잘 키우고 평가받아서 상장을 잘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구 부사장의 리더십 하에 LS MnM의 실적이 반등한다면, 그간 신사업 발굴에 집중해온 그의 경영 능력은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 3남 김동선 부사장, 엇갈리는 평가...유통·호텔 부문 부진 속 해외 건설 도전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뉴스락 편집]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뉴스락 편집]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1989년생)이 해외 건설 시장에 뛰어들었다.

2021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갤러리아 상무로 시작해 지난해 부사장에 이르기까지 한화그룹 내 유통·레저·로봇 사업을 총괄하는 핵심 인물로 성장한 그는 올해 1월 한화 건설 부문 해외사업본부장에 선임됐다.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와 유통·호텔 부문 부진 속에서 해외 건설 사업 진출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김 부사장은 2014년 이라크 현장에 파견된 경험이 있으며,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의 최초 계약 당시에도 협상에 참여했다.

현재 이라크 정부와의 변경 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의 이라크 정부 및 주요 기관 관계자와의 인적 네트워크와 글로벌 사업 경험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총 사업비 101억 달러(약 13조 4천억원) 규모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10만 가구가 거주할 신도시를 짓는 사업이다.

한화 건설은 지난 2022년 공사대금 미지급 문제로 사업을 중단했으나, 지난해 12월 미수금 중 2억 3천만 달러(약 3천억원)가 지급돼 공사가 부분 재개됐다.

김 부사장의 해외 건설 사업 진출은 한화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에서는 그의 경영 능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각각 301억원과 43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코오롱家 4세, 반년 만에 '위기의 시험대'에 올랐다

이규호 (주)코오롱 부회장. [뉴스락 편집]
이규호 (주)코오롱 부회장. [뉴스락 편집]

코오롱그룹의 미래를 이끌 오너 4세 이규호 부회장(1984년생)이 취임 반년 만에 핵심 계열사들의 부진으로 위기의 시험대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2020년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으로 임명된 후 2023년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사장을 맡았고, 지난해 말에는 ㈜코오롱의 전략부문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또한 최근 주주총회에서 지주사인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됐다.

그러나 코오롱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이규호 부회장이 취임하자마자 악화일로다.

㈜코오롱은 올해 1분기 당기순손실 6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도 243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7.6% 감소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조1612억원, 영업이익 30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2%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17.7% 줄었다.

코오롱글로벌도 건설 원가 및 금융비용 상승 영향으로 수익성 둔화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대폭 하락했다.

지난해 1분기 134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익은 올해 8억 7763만원을 기록하며 급감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도 올해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출액은 50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고, 96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도 –2억 8663만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경력을 고려했을 때, 아직 경영 능력을 평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핵심 사업들의 전반적인 부진 상황은 이 부회장의 리더십과 위기관리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 무대가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동국제강, 오너 4세 장선익 전무 CVC로 경영 능력 시험

장선익 동국제강 전무. [뉴스락 편집]
장선익 동국제강 전무. [뉴스락 편집]

지주사 전환 작업을 마친 동국제강그룹이 올해부터 신사업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인 '동국인베스트먼트' 출범을 본격화해 미래성장동력 발굴에 나선다.

그 핵심 인물은 바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전무(1982년생)다.

장 전무는 지난 2020년 상무 자리에 오른 후 2년 만에 구매실장 전무로 승진하며 동국제강의 공급망 관리를 해왔다.

특히 인천공장에서 현장 경험을 쌓아 업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국제강그룹은 장 전무를 중심으로 신사업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인 '동국인베스트먼트'를 연내 출범할 계획이다.

지난해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그룹 내 지분을 확대했으며, 향후 CVC 설립과 운영을 통해 경영 능력을 입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장 전무의 지분율이다.

지난해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그룹 내 지분을 확대했으며, 현재 동국홀딩스 지분율은 2.5%에 달한다.

이는 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장 전무가 CVC를 성공적으로 운영한다면 향후 기업공개(IPO)를 통한 승계 자금 마련이 가능해질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대기업들은 오너 3, 4세의 경영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CVC를 설립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장 전무가 CVC 경험을 축적하면서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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