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락] 소설가 이상욱의 두 번째 소설집 '스탠더드맨'이 교유서가에서 출간됐다. 2021년 첫 소설집 '기린의 심장' 이후 4년 만의 신작이다.
이번 작품집은 ‘기억’과 ‘의식’, 그리고 ‘정체성’에 대한 탐색을 중심에 두고,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 속에서 인간다움의 조건을 묻는다.
스탠더드맨은 표면적으로는 SF 단편집이지만, 단순한 미래 서사를 넘어 기억과 존재의 구조, 기계와 인간의 경계, 생명 윤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이상욱은 “기억은 유기체를 생명으로 이끄는 집합적 증거”라는 설정 아래, 기술문명이 고도화된 세계에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를 탐문한다.
총 9편이 수록된 이번 소설집은 공통적으로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조건’을 중심 주제로 삼는다.
표제작 '스탠더드맨'에서는 뇌사 상태로 100년간 보존된 천재 과학자의 의식을 복제해 ‘새로운 인간의 표준’을 만들려는 사회가 등장한다. 기술은 인간을 진보시키는 도구이자, 인간성을 침식하는 기준으로 그려진다.
'결합과 분리, 대칭과 비대칭이 만드는 우주의 원리'는 장기 이식으로 죽음을 유예한 사회를 배경으로 하며, 불평등한 생존의 문제를 날카롭게 드러낸다.
'루시드 드림'과 '대면'은 기억과 자아의 분열을 통해 존재의 불확실성을 탐구한다.
인물들은 꿈속에서 또 다른 자아를 만나거나, 잊고 싶은 폭력의 기억과 마주하며 ‘나’라는 존재의 경계를 흔든다. 마지막 작품 '이타카를 위하여'에서는 핵전쟁 이후 폐허가 된 세계에서 인류의 기억을 수집하려는 인간들의 여정을 통해, 기억이 곧 존재의 연속성을 증명하는 근거임을 제시한다.
이상욱은 2013년 '문학의 오늘' 신인상으로 등단해 '기린의 심장', 웹북 '나는 소설의 신을 만났다', 앤솔러지 '숨쉬는 소설' 등에 참여하며 기술적 상상과 윤리적 질문을 결합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이번 신작은 그가 추구해온 세계관의 결정판이자, ‘기술과 인간성의 충돌’을 정면으로 다룬 본격 SF 단편집이다.
교유서가는 “기억을 둘러싼 인간 존재의 역설을 서늘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철학적 소설”이라며, “디스토피아적 설정 속에서도 인간 고유의 조건을 집요하게 추적한 단편들이 돋보인다”고 소개했다.
'스탠더드맨'은 현재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판매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