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각 사 및 픽사베이 제공 [뉴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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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한국석유공사는 산업통상부 산하 시장형 공기업으로 지난 1978년 공포된 한국석유개발공사법을 근거로 다음해인 1979년 발족했다.

석유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사업으로는 국내 대륙붕탐사 및 해외 석유개발사업을 통한 석유확보와 석유비축사업 및 알뜰주유소 운영 등을 통한 유통구조개선 등이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지난해 정부평가에서 제자리에 머물렀다. 석유공사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와 국민권익위원회의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각각 C등급과 3등급을 기록했다.

아울러 최근 석유공사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며, 경영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당분간 경영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에 따른 자구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뉴스락>이 살펴봤다.

한국석유공사 사옥 전경 및 양수영 사장. 사진 한국석유공사 제공 [뉴스락]
한국석유공사 사옥 전경 및 양수영 사장. 사진 한국석유공사 제공 [뉴스락]
◆기재부 경영평가 ‘C등급’ 유지…‘재무예산 운영·성과’ 등 지적

한국석유공사(사장 양수영)가 ‘2019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서 전년과 같은 기관평가 ‘C등급’(보통)을 받으며 개선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1983년 도입된 ‘경영실적 평가제도’는 기재부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매년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자율·책임경영체계 확립을 위해 경영 노력과 성과를 평가하는 제도이다.

직전 연도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기재부는 각 기관에 대해 등급을 매기며, 평가에서 미흡한 등급을 받은 기관장은 경고 또는 해임권고를 받을 수 있다.

기재부는 교수·회계사·변호사 등 민간전문가로 평가단을 구성해 기관별 서면심사, 현장실사 등을 거쳐 129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실적 및 62개 기관 상임감사의 직무수행실적을 평가했다.

이번 2019년도 평가결과 발표에 따르면, 총 129개 기관 중 기관평가 우수(A)는 21개 기관, 양호(B)·보통(C) 91개, 미흡이하 등급(D,E)은 17개이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양호등급 이상(A,B)은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분포 비율이 높은(각각 55.6%, 62.0%) 반면, 미흡등급 이하(D,E)는 준정부기관 및 강소형이 높은 비율(각각 14.0%, 16.3%)로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 경영실적 평가 경영관리 항목 중 일부. 자료 기획재정부 제공 [뉴스락]
한국석유공사 경영실적 평가 경영관리 항목 중 일부. 자료 기획재정부 제공 [뉴스락]

석유공사는 △재무예산 운영·성과 △보수 및 복리후생 지표에서 D+등급을 받으며 기재부의 지적을 받았다.

먼저 ‘재무예산 운영·성과’ 항목과 관련해서 기재부는 △전문가 의견 수렴을 통한 헷지정책 변경 및 헷지비율 관련 조항 명시 필요 △자회사별 리스크 관리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계획 수립·시행 필요 △재무건전성 제고 및 재무구조 개선 세부시행계획 수립·시행 필요성에 대해 지적했다.

기재부는 ‘평가보고서’를 통해 “석유공사는 경영평가단의 미래 위험을 예측해 시황에 따라 목표유가와 헷지비율의 탄력적 적용을 통해 헷지비율 축소를 통해 Upside potential을 향유하고자 했던 바, 이는 유가상승에 따른 이익이 유가하락에 따른 리스크보다 우선 고려돼 헷지 본래의 목적과 배치돼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전년도 지적에 헷지비율을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이는 당초 헷지비율인 60%보다 10% 축소된 것으로 여전히 유가상승에 대한 수익을 추구하고 있어 하락 시 엄청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있으므로 향후 헷지정책 변경시 관련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정책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보수 및 복리후생’ 항목에서 석유공사는 △직무중심 보수체계 개편 각 단계별 구체적·종합적 접근 △직무급 도입 전이라도 연공성 강화를 위한 추가적인 개선방안 마련 △인건비 대비 복리후생비 적정 기준 수립·관리 및 내부 자체 점검 이외 외부 전문가 활용 고려 △임금피크대상자 확대 대비 지속적 적합직무 개발 △지속적인 퇴직지원 프로그램 개선체계 수립 및 공로연수제도 개선방안 등을 지적받았다.

이와 같은 기재부의 경영평가 지적사항에 대해 석유공사는 각 항목에 대응하는 조치계획 및 개선책을 내놨다.

‘재무예산 운영·성과’ 항목의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유가 헷지정책 변경 검토 중으로 외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헷지정책 개정 및 헷지비율 관련 조항 명시를 내용으로 한 리스크관리규정 개정 검토 △코로나 사태 및 유가 급락 등과 관련, 월별 주기적 자회사 유동성, 현금흐름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이슈사항 선제적 조치 및 조기대응 등의 개선책을 제시했다.

‘보수 및 복리후생’과 관련한 개선책으로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보수체계 개편 방향 설정 △직무-성과 연계 강화를 위한 직무급 비중 확대 추진 △복리후생비 적정 관리방안 수립 △실효성 있는 퇴직지원 프로그램 신설 및 개선 등의 방안을 내놨다.

◆종합청렴도, 3년간 3등급 ‘유지’…내년엔?

한국석유공사는 또 다른 정부평가인 청렴도 평가에서도 전년도와 비슷한 성적을 받았다. 석유공사는 권익위의 ‘2020년도 청렴도 평가결과’에서 종합청렴도·내부청렴도에서 3등급을 받아 전년 성적을 유지했다. 다만, 외부청렴도는 전년도 보다 한 계단 상승한 2등급을 기록했다.

공공기간 청렴도 측정은 매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결과에 따라 1~5등급으로 표기한다.

지난해에는 58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의 기간동안 총 20만 8152명(외부청렴도 15만 3141명, 내부청렴도 5만 5011명)에게 전화 및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외부청렴도는 공공기관과 업무경험이 있는 국민이 평가하며 내부청렴도는 공직자, 정책고객평가는 전문가·정책관련자가 평가한다. 국민권익위는 이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와 부패사건 발생현황을 감안해 종합청렴도를 산정한다.

조사결과, 2020년 공공기관 청렴도는 종합청렴도가 전년 대비 0.08점 상승한 8.27점으로 4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외부청렴도는 0.06점 상승한 8.53점, 내부청렴도는 0.05점 하락한 7.59점이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 위원장은 “감염병 확산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청렴도가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이런 때일수록 공직자가 중심을 잡고 공직기강을 확립하면서 적극행정을 실천해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다면 위기는 곧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권익위는 이번 청렴도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취약하게 나온 분야에 대해 집중 관리해 문재인 정부의 반부패 개혁 성과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종합청렴도 3등급에 머물고 있다.

석유공사의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청렴도 평가결과 추이를 살펴보면, 종합청렴도는 해당 기간동안 3등급에서 변동이 없었으며, 외부청렴도와 내부청렴도는 각각 2등급 → 3등급 →2등급, 내부청렴도는 2등급 → 3등급 → 3등급을 기록했다.

석유공사는 청렴도 향상을 위해 내부적으로 많은 노력 중에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공사는 청렴도 향상을 위해 대내외 청렴교육 강화, 신고채널 활성화 등 많은 활동을 추진 중에 있다”며 “또 예산집행 및 인사운영 부분에서도 투명성을 강화하고 부패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면서 청렴도 향상을 지속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록 종합청렴도는 동일하게 3등급을 유지하고 있으나 언급한 노력의 결과로 2019년 대비해서 2020년에는 등급은 같지만 점수가 향상됐다”며 “특히, 외부청렴도의 경우에는 전년 대비 한 등급 상승해서 2등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최근 이해충돌 부분이 큰 이슈인 상황에서 공사는 ‘청렴시민감사관’을 운영하고 각 부서별로 ‘청렴리더’ 임명 등 관련 제도 발굴 및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또 경영진 주도하에 전사적으로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청렴서약이행’, 청렴공간 등도 조성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계약구매, 관리자인 부서자 등의 청렴도 향상을 위해 ‘순환보직제도’ 또한 운영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부채 > 자산 ‘완전자본잠식’…‘위기’에 빠진 석유공사
한국석유공사 자산 및 부채 변동 추이. 자료 알리오 제공 [뉴스락 편집]
한국석유공사 자산 및 부채 변동 추이. 자료 알리오 제공 [뉴스락 편집]

최근 한국석유공사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비상상황’을 맞이했다.

자본잠식이란 부채로 인해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산규모가 줄어드는 현상을 뜻하는데, 자본잠식이 지속되다 결국 기업의 자본이 바닥을 드러내며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상황을 ‘완전 자본잠식’이라고 말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ALIO(알리오)에 따르면, 석유공사의 지난해 3분기에 이미 자산총계 18조 9726억원, 부채총계 19조 5293억원을 기록해 부채가 자산을 넘어섰다. 지난해 총 자산규모는 17조 5040억원, 부채규모는 18조 6449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 석유공사의 부채비율은 2017년 718.48%, 2018년 2287.10%, 2019년 3415.48%을 기록했다.

부채비율 증가에 대해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당기순손실이 많아 자본이 감소했으며 회계기준 변경으로 자본이 부채로 바뀌면서 부채가 증가해 부채비율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석유공사의 부채 증가의 원인으로는 주로 캐나다 에너지기업 하베스트 유전 인수 등 해외자원개발 사업 실패와 코로나19 영향 등이 꼽히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하베스트 등 사업의 영향도 있겠지만 공사에서 꼽는 주요 원인으로는 유가하락에 따른 손실로 보고있다”며 “유가변동이 브랜트유 기준 19년도에는 63불이었는데 20년 기준으로는 42불로 전년 대비 33%나 하락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도 그리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석유공사 ‘2020~2024년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2024년까지도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공사가 전망한 자산 변동추이는 2021년 19조 6351억원, 2022년 16조 6341억원, 2023년 16조 9492억원, 2024년 17조 6608억원 이었으며, 부채 변동추이는 2021년 20조 8643억원, 2022년 19조 2815억원, 2023년 19조 5162억원, 2024년 20조 1981억원이었다.

단기간에 경영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석유공사는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모색 등으로 중장기적인 재무관리 개선책을 모색하고 있다.

석유공사의 ‘재무관리계획 기본방향 및 목표’ 등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국내대륙붕 개발, 해외 신규탐사사업 추진 등으로 신규탐사를, 비핵심자산 매각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저유가 상황에 대응해 사업별 작업 및 투자계획 조정, 비용절감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석유공사는 투자효율화를 위해 핵심자산 중심 투자 및 투자비 감축·시기를 조정하기로 했다.

먼저 저유가 기조 속에서 셰일가스 자산은 시장상황을 반영해 Capex(고정자산 구매 등 이윤 창출을 위해 지출한 비용)를 축소하기로 했다.

또 캐나다 하베스트의 매각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 개선도 추진한다. 석유공사는 하베스트 자산매각을 통해 2000억원의 투자비를 절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양수영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양수영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지난 2018년 3월, 석유공사 13대 사장의 공식임기를 시작했다.

양수영 사장은 1957년 출생으로 부산고와 서울대를 거쳐, 미국 텍사스 A&M대학교에서 지구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양 사장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선임연구원 △한국석유공사 지구물리팀장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 에너지개발팀장 △미얀마 E&P사무소장 △에너지자원실장 △자원개발본부 부사장 등을 역임 했다.

양 사장은 취임 당시 한국석유공사의 △경영 정상화 △신성장동력 발굴 △기업문화 개선 등에 집중하고자 했다.

취임사에서 양 사장은 “그동안 공사 자체적으로 추진해왔던 재무구조 개선 노력과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원개발 TF의 권고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되 지금부터 새롭게 시작한다는 각오로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에 전력을 투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전반적인 사업현황을 파악하고 임직원 여러분의 의견은 물론이고 정부와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회생 방안을 강구한 후, 과감한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조속히 회사가 정상회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양 사장의 공식임기는 지난 3월 21일까지였다. 다만, 아직 후임 사장 인선 과정이 마무리되지 않음에 따라 현 사장의 직함은 유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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