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2024년, 대한민국 재계는 새로운 변곡점에 서 있다.
급격한 세대교체의 물결 속에서 '계열사 분리'라는 중대한 변화에 직면해 있다.
계열사 분리는 단순한 경영 구조 조정을 넘어, 한국 경제의 미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사안이다.
대기업들 사이에서 형제·사촌 간의 계열사 분리가 가속화되며, 새로운 경영 구조와 리더십의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뉴스락>은 계열 분리의 중심에 서 있는 주요 기업들의 면면을 조명해본다.

한화그룹 3세 경영 체제 본격화...김승연 회장, 3형제에게 지휘봉 넘기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한화 제공 [뉴스락 편집]](https://cdn.newslock.co.kr/news/photo/202406/92369_80734_5214.jpg)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형제가 각자 '방산·에너지', '금융', '유통·호텔' 부문을 책임지며 본격적인 3세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에너지, 우주, 방산 등 미래 성장 동력 사업을 총괄하며 그룹 경영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에너지, 우주, 방산 사업은 한화의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는다.
한화그룹은 최근 구조 조정을 통해 비주력 사업을 분리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월 3일 ㈜한화의 해상풍력·플랜트 관련 사업은 한화오션으로, 태양광 장비 사업은 한화솔루션으로 양도하고, 이차전지 장비 사업 전문 자회사 한화모멘텀을 신설하기로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인적분할을 통해 인더스트리얼솔루션 사업을 담당하는 신설법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칭) 지주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비주력 사업을 분리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 3사 중심으로 방산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차남 김동원 사장은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를 이끌고 있다.
지난달에는 인도네시아 노부은행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을 하므로써 ‘글로벌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해외 은행업 진출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로써 한화금융계열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생보·손보(리포손보)·증권/자산운용(한화증권-칩타다나증권/자산운용)업에 이어 은행업까지 진출하며, 종합 금융라이센스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김 사장은 디지털 전환 및 신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로 디지털 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의 설립을 주도했다.
삼남 김동선 부사장은 유통, 호텔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국내에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성공적으로 도입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며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최근에는 한화 건설 부문 본부장을 맡으며 해외 사업도 추진 중이다.
한편, 한화그룹의 2인자로 불리던 금춘수 수석 부회장이 46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세대교체가 본격화됐다.
김승연 회장도 지난 3월 현장경영 행보를 5년 만에 재개한 뒤 그룹 핵심 계열사 현장을 돌아보며 경영 지휘봉을 3남에게 각각 넘겨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재계에서는 김 회장의 현장경영 행보에 대해 삼형제 간의 승계 구도를 확실히 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세 형제가 각자의 영역을 담당한다고 해서 계열분리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있다.
효성, 2개 지주사 체제 출범...형제 독립경영 시동
![조현준 효성 회장, 조현상 효성 부회장. 효성 제공 [뉴스락 편집]](https://cdn.newslock.co.kr/news/photo/202406/92369_80736_5240.jpg)
효성그룹은 2개 지주사 체제로의 개편을 발표하며 형제 간의 독립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형제가 각각 지주사를 이끌며 경영권을 분담하게 된다.
신설 지주사 HS효성은 △효성첨단소재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효성토요타 △광주일보 △효성홀딩스 USA 등을 주력 계열사로 거머쥐게 된다.
분할존속회사인 ㈜효성은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티앤씨 △효성ITX 등을 지배하게 된다.
계열 분리의 핵심은 조 부회장이 지난 4월부터 추진해온 계열사 지분 정리와 지배구조의 재정립에 있다.
공정거래법상 친족 간 계열분리를 위해 상장사 기준 상호 보유 지분을 3%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조 부회장은 효성중공업 지분을 4.88%에서 1.20%로 낮추고, 효성화학 지분 6.3%를 처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HS효성 지분 확보를 위해 효성첨단소재 지분 22.3%와 광주일보 지분 49.0%를 추가 매입할 예정이다.
지난 4월에는 효성중공업 보통주 20만5407주(2.2%)를 장내 매도하면서 지분율을 종전 4.88%에서 2.68%로 낮췄으며, 이를 통해 약 64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 부회장은 이 자금을 신설 지주 지분의 추가 확보나 상속세 납부에 활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조 회장은 분리되는 계열사의 지분이 없어 분할 전 지분을 매각할 필요는 없다.
㈜효성은 한국거래소에 분할재상장 예비심사서를 제출해 재상장 심사 요건을 충족했으며, 7월 1일 신설 지주사 HS효성이 출범할 예정이다.
하지만,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의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이 계열분리 작업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현문 전 부사장이 부친의 지분을 상속받더라도,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지분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소송 등의 절차로 인해 완전한 계열 분리까지의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금호석화 주총, 박찬구 회장 완승... '조카의 난' 일단락

한때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 굵직한 M&A를 성공시키며 재계 순위 10위권에 입성하기도 한 금호아시아나그룹(현 금호그룹)이 결국 '승자의 저주'에 걸려 휘청거렸다 이때 박삼구 회장의 동생 박찬구 회장은 독립을 선언했다. '형제의 난'으로 회자된다.
박찬구 회장은 금호그룹에서 석유-화학 계열만 따로 분리 독립했다.
현재의 금호석유화학이다. 이 기업은 당시 재계 우려와 달리 1조원 클럽을 달성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코로나 시절 마스크와 더불어 '니트릴 장갑'이 불티나게 팔렸는데, 이 제품의 주원료 'NBL(니트릴 부타디렌 라텍스)'를 금호석유화학이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그룹으로부터 분리독립해 내실을 다져가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에도 최근 다시 내홍이 일고 있어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지난 3월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에서 벌어진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전 상무 간의 경영권 분쟁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른바 '조카의 난’으로 불린 이번 대결은 박 전 상무가 차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삼촌인 박 회장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결국 금호석화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박 전 상무는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세 번째로 경영권을 두고 삼촌인 박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당시 박 전 상무는 금호석화의 자사주 처분 방식에 반대하며 소송까지 제기했다.
이번에도 박 전 상무는 차파트너스와 손잡고 박 회장의 경영권에 도전장을 내던졌다.
차파트너스는 금호석화 지분 0.03%를 확보하고 박 전 상무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아 자사주 전량 소각과 사외이사 선임을 주장하는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박 전 상무와 차파트너스의 지분율을 합치면 약 10.88%로, 박 회장 측 지분율(15.7%)과의 차이는 4.9%에 불과했다.
차파트너스는 금호석화의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 전량 소각을 주장했으나, 금호석화 측은 3년간 50%만 소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금호석화는 지난 2021년 박 전 상무가 제기한 자기주식 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법원의 각하 판결을 받았다며, 이번 주주제안도 "경영권 분쟁 연장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단 한 차례도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처분한 적이 없고 향후에도 이를 목적으로 처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세 번째 조카의 난에서는 박 전 상무가 직접 나서지 않고 차파트너스에 주주제안권을 위임하는 전략을 택했다. 차파트너스는 소액주주 권리 제고 운동이라고도 주장했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금호석화의 승리로 이번 주주총회는 일단락됐지만, 박 전 상무 측의 향후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4년 만에 서준혁 회장 체제 완성된 대명소노그룹, 계열사 분리 가능성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 [뉴스락 편집]](https://cdn.newslock.co.kr/news/photo/202406/92369_80738_5319.jpg)
대명소노그룹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지난해 서준혁 회장의 소노인터내셔널 회장 취임과 함께 '서준혁 체제’가 시작됐다.
서 회장은 2018년 대명소노그룹 부회장으로 그룹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 4년 만에 최고 경영자의 자리에 올랐다.
소노인터내셔널이 지주회사로 있는 대명소노그룹은 2021년 대명소노와의 역 합병을 통해 지배구조를 새롭게 재편했다.
서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건설 사업 부문을 대명건설로 분리했다.
2021년 대명소노에 흡수합병된 대명건설은 2년 만에 다시 분리되면서, 업계에서는 서 회장의 누나인 서경선 대표가 이끄는 대명건설의 독자적인 행보와 더불어 계열 분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서 대표는 개인적으로 제주도에 대규모 휴양시설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등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명건설 측은 분리 이유를 "경영 효율성, 전문성 향상, 주주가치 제고"로 밝히며 분리에 따른 갈등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실제로 대명건설은 합병 이후 매출액 감소 등 외적인 사업 부진이 심화됐고, 이러한 내적·외적 문제 해소 및 건설업으로서의 체질 강화를 위해 분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명건설 관계자는 “합병 전 대비 매출액도 감소하는 등 외적인 사업 부진도 심화됐고, 이러한 내적 외적 문제 해소 및 건설업으로서의 체질 강화를 위해 건설부문에 대한 법인 분할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