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우리나라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 후, 부동의 자살률 1위 국가라는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9월 발표한 ‘2018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10만명 자살자 수는 26.6명으로 지난해 리투아니아의 OECD 가입으로 내어준 자살률 1위 타이틀을 다시 되찾아왔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자살률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질병이외 외부요인에 의한 사망 중 자살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자살을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사회적 문제로 인식, 관심을 갖고 자살예방을 위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사장 이종서·이하 생명보험재단)’은 지난 2007년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공동 협약에 의해 설립된 이후 꾸준히 사회 공익목적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생명보험재단은 자살예방 지원사업, 저출산 해소 지원사업, 고령화극복 지원사업, 생명문화확산 지원사업 등 4가지 목적사업을 통해 사회복지를 위한 다양한 특화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자살예방 지원사업에 가장 많은 사업비를 집행하는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자살예방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뉴스락>은 ‘자살예방 지원사업’에 좀 더 자세한 정보를 듣고자 지난 18일 조경연 생명보험재단 상임이사를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는 조경연 상임이사와의 일문 일답이다.

 

조경연 생명보험재단 상임이사. 사진 최진호 기자
조경연 생명보험재단 상임이사. 사진 최진호 기자

자살 징후를 찾아내 예방하는 것이 중요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자살이라는 것은 종합적인 사회문제라고 본다. 우리사회에는 자살에 대해 사회복지적인 시선의 접근을 하는것보다 병리학적으로 접근하는 면이 더크다.

예를 들면, 우울증도 사회문제의 하나의 결과로 볼 수 있다. 병리학적으로 우울증이 발생했다는 것 이전에 우울증을 발생시킨 사회문제 속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문제 측면으로 본다면 빈곤·고독으로 인한 노인 층 자살률과 청소년층이 자살률이 높은 것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있다.

자살 수단적으로 본다면 우리나라는 자살유형 중 목맴으로 인한 자살이 많은데 음독, 추락투신, 가스중독 등 보다 목맴은 사전에 수단을 차단하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그렇기 때문에 자살 전 단계, 즉 자살 징후를 찾아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살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대한민국 청소년 사망원인 1위가 11년째 자살이다. 또 자살 수단 중 추락으로 인한 비율이 55%로 가장 높은데 이것은 청소년 자살이 충동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충동적이라는 것은 징후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자살에 대한 인식개선이 굉장히 중요하다.

전체적인 자살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노년 층에 집중하는 것이 맞지만 자살에 대한 파급효과는 청소년 층이 매우 크다.

청소년 자살예방 사업을 2018년 9월부터 시작한 이후 청소년 자살률이 꾸준히 줄다가 지난달 갑자기 배로 늘어났다.

유명인의 자살에 따른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본다. 이렇듯 청소년에게 자살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

따라서 유명인 자살 보도는 단순한 소식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접하는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므로 자극적 언론 보도의 자제 등 우리 사회가 관심이 가져야한다.

통계청에 의하면 우리나라 10만명당 자살자 수가 꾸준히 줄어들다가 지난해 다시 늘어났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우선 청소년 자살률 증가로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 자살률이 증가세에 있다. 청소년 자살률 증가외에 또 하나의 이유가 바로 40~50대 중년층 자살이 늘어난 것이다.

중년층의 자살이 늘어난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경제적인 문제는 금전적인 빈곤도 있겠지만 경제적인 환경 변화 또한 포함하고 있다.

다시 말해 소속돼 있는 기업 속의 구조조정, 은퇴 등에 의한 경제적인 위치와 환경 변화에 적응을 하지 못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청소년층, 노년층 등을 위한 자살예방 사업들은 많은데 40~50대를 위한 사업은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년층 자살예방도 분명 필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한 방안이 많이 않은 이유는 이 계층이 기업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몇몇 기업들이 40~50대를 위한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지만 활성화 되고 있지 않고 있다. 우울증 등 관련 기업 내 프로그램을 이용 시 뒤따르는 시선들이 부담스러운 까닭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바꾸는 것은 민간재단의 영역이 아니라 기업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이 중년층이 정신적인 문제로 기업내 마련돼 있는 정신건강 센터,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당연시 되는 사회적 분위기를 정착시키는 것에 적극 참여해야한다.

그래야만 중년층의 자살을 예방할 수 있고 자살률이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경연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상임이사. 사진 최진호 기자
조경연 생명보험재단 상임이사. 사진 최진호 기자

사회적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언론의 역할도 중요

그렇다면 노년층 자살률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노인 빈곤·고독사문제가 노인 자살률과 이어진다는 점에서 큰 틀에서 보게 되면 결국 노인복지문제도 자살예방 사업과 연결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노인 문제는 남성독거노인이 가장 취약하다. 때문에 남성노인 부분에 집중에서 사업을 진행 할 필요가 있다.

기존 대부분의 남성독거노인의 사업이 반찬배달등 소극적인 지원에 집중돼있었다. 하지만 이런 지원이 계속되면 오히려 노인들이 복지에 의존적으로 변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복지의 패러다임을 바꿔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의존적이지 않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노인복지를 이루고자 했다.

근본적인 개념은 도움을 받는 어르신에서 도움을 주는 어르신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런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같이 느끼면 벤치마킹 등의 방법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우리재단의 역할은 우리의 사업을 통해 이런 분야의 사회적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관심 생기게 되면 이에 따라 정부의 정책에 반영이 되고, 또 다른 단체에서도 참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사회적관심을 이끌어내는데는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목표는 모든 복지사업의 시작이다. 시작을 통해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보험사에서 26년간 근무한 경력이 생명보험재단 사업 진행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보험사 근무 기간 중 대부분을 감사경영진단업무를 맡았다.

경영진단업무의 핵심이 가장 비효율적인 부분을 찾아서 효율성 개선을 하는 것이고 최근 경영진단의 흐름은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런 경영진단업무의 특징이 생명보험재단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사업의 효율성을 고려할 때 많은 도움이 됐다.

복지가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면 좋겠지만,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은 한정적이다.

한정적인 재원속에서 효율적 복지는 가장 시급한 복지 대상을 선정하고 이들의 니즈를 파악해 재원을 투입하는 것에 있다.

앞으로 생명보험재단의 사업계획은 무엇인가.

일단 사업을 시작했으면 지향하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계속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 또 계속해서 평가하고 피드백되야한다.

다만, 그 관리시스템을 구체적으로 마련된 복지사업이 많지 않다.

구체적인 계획없이 단순히 시작만 하고 보는 복지사업은 비효율성을 키우는 것밖에 안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생명보험재단 대부분의 사업이 새로 시작됐기 때문에 내년에는 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시간으로 가져갈 것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쪽으로 운영이 될 것이다.

우리사업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지속성을 가지고 진행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은 새로 시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에 도달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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