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작된 '공매도와의 전쟁'이 100여일이 지났다. 

공매도란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전략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외국인과 기관이 공매도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공매도를 하는 개인은 극히 소수다. 

공매도는 우리나라에서 주가 하락의 주 원인으로 꼽힌다. 외국인·기관 투자자에게만 유리해 개인 투자자들로선 공매도로 피해를 보고있다는 입장이다.

<뉴스락>이 개인투자자를 대표해 공매도 개혁에 앞장서고 있는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의 대표를 직접만나 공매도를 둘러싼 논쟁과 해결 방안에 대해서 들어봤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사진=이성은 기자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란.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이하 '한투연')는 2019년 10월에 개인주식투자자의 권리를 스스로 지키고자 창립된 단체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돈을 버는 사람들 보다는 주식으로 돈을 잃는 사람들이 압도적이다. 개인의 실력 탓도 있지만 주식 투자 환경이 기울어진 운동장 형태인 탓도 있다고 본다.

정부가 나서서 주식시장의 불공정한 부분을 바로 잡아줘야함에도 개선의 의지가 없어보였다.

소수인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만 돈을 벌고 다수인 개인 투자자는 소위 지갑만 털리는 행태가 만연하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권리는 스스로 지키자”는 의미로 개인 투자자들끼리 뭉쳐서 목소리를 내고 개선·개혁하자는 취지로 뭉치게됐다.

주식 투자를 함에도 공매도를 모르는 투자자들이 있는데.

공매도로 피해를 본 사람들은 공매도가 무엇인지 알겠지만 일반 국민 중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투자자들도 있다. 요즘은 직접 투자를 많이 하는 추세지만 자세한 제도나 법 또는 시스템에 대해서 모르는 투자자들도 상당히 많다.

특히 공매도는 일반 개인이 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제도이기 때문에 실제로 접하는 사람이 없다보니 관심 밖으로 나가있다. 공매도로 피해를 본 사람들은 심각성을 인지하고 공매도 반대운동을 함께 하고 있다.  

지난 1일 한투연이 공매도 개혁 촉구 집회를 열었다. 한투연 제공 [뉴스락]

 

공매도의 최대 수혜자와 피해자는 누구인가.

개인 공매도 접근이 쉽지않은 상황에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수혜자, 피해자는 일반 국민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공매도의 역사가 오래됐고 이미 대중화됐다. 특히 일본 주식시장의 개인 공매도는 전체의 30%내외라고 알고 있다.

우리나라 공매도의 98%가량은 외국인과 기관이 하고 있다. 전체의 2%가 개인투자자인데 이는 그만큼 벽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 공매도 자체가 고도의 전문성이 없다면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개인투자자가 실력이 있더라도 주식을 빌릴 수 없다. 극히 일부 종목만 빌려서 공매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률도 높아서 개인들이 접근하기 힘들다.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하다보니 손쉽게 공매도를 퍼부어 개인 투자자의 지갑을 얇게 만들고 있다.

작년 1월에 발표한 한양대 연구진의 논문을 보면 공매도 주체의 수익이 개인투자자 대비 39배라고 한다. 상당히 충격적인 논문인데 이 사실에 대해 금융당국은 당연한 일 인듯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있다. 이 사실에 대해 집회를 굉장히 많이 했음에도 그에 대한 후속 조치가 없다는 것에 대해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

공매도에 순기능도 있다고 하던데.

공매도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논란이 있었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순기능은 이론상으로만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순기능이 있다하더라도 역기능이 9할이라고 본다. 일부 전문가는 공매도에 순기능도 존재해 폐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지난 10년간의 공매도 수익이 어느정도 규모인지 조사해봐야한다. 만약 조사결과 공매도 수익이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밝혀진다면 그 돈은 모두 국민들의 지갑에서 나온 돈이다.

이런 경우 국민의 피해를 불러오는 제도인 공매도는 존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한다.

공매도는 역기능이 대부분이기때문에 최소한 피해를 줄이거나 없애는 방향으로 사회적 논의를 통해 대책을 강구해야한다.

우리나라 공매도 정책을 평가한다면.

지난 4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8개 항목의 공매도 개혁안을 전달했다. 그 당시 인수위원회 대변인은 “개혁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반영된 것은 전혀 없다.

오히려  현 정부는 개혁 대신 개악 정책을 내놨다.

현재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담보 비율은 105%, 개인 담보비율은 140%다. 한투연은 외국인 기관의 담보비율을 140%로 높여 진입 장벽을 높여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에서는 개인의 담보비율을 120%로 낮춰주겠다는 취지의 정책을 내놨다.

이는 오히려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를 늘려 개인 손실을 키울 수 있는 위험한 정책이라고 본다. 

더불어 이번에 나온 한국거래소의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강화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다만 이런 정책을 내놓은 것은 전시행정이라고 본다. 이미 과열 된 다음 과열 종목으로 지정해봤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수익을 챙긴 상태일 것이다. 공매도를 금지해봤자 진정한 금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금지 기간이 풀리면 또 과열돼 수익을 챙기는 행태가 반복될 것이다.

현재 정책은 국민을 위하는 척, 피해를 줄여주는 척만 하고있다. 근본 처방하고는 먼 정책이기 때문에 전혀 환영할 정책이 아니다.

과장하자면 이번 정책은 사후약방문 조치다. 국민 피해가 발생한 후에 단속과 처벌을 한다 하더라도 과태료나 벌금은 국민들이 받는 것이 아닌 국고로 환수된다. 피해자는 변상도 받지못한다. 이는 국민피해를 방치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피아', '공매도 카르텔'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회자되고있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공매도로 천문학적인 부를 가져간 세력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그렇다면 예전 삼성 장학생처럼 본인들의 보호를 위해 수익의 일부를 요직의 관리자에게 주는 형태로 공매도 장학생이 있을 수 있다는 의심도 든다.

공매도 개혁을 할 것 처럼 했다가 안하는 실정에는 이면에 배경이 숨어있는것이 아닌지 의심하고있다. 결론적으로 사실상 현재 상황은 '낙제점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국민 피해를 키우고있다고 본다. 한국거래소는 민간업체로, 주주가 증권사들이다. 금융투자업계가 주주다보니 그쪽 편을 들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한국거래소 입장에서는 거래가 많아야 수익이 늘어나고 주주에게도 이익이 된다.

또, 시장 조성자 제도도 역기능을 내고있다. 시장 조성자 제도는 유동성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는 이론적인 장점도 있다. 그러나 실상은 주로 대형 종목에서 시장 조성자들이 판치고 있다. 대형 종목은 시장 조성 행위 없이도 유동성이 어느 정도 확보되기때문에 굳이 시장조성 행위를 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현재 소형종목 보다는 대형 종목에서 시장 조성 행위를 많이 하고있다. 특히 시장 조성자는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공매도를 많이 했다고 알고있다. 시장조성자는 공매도 허용 종목에 상관없이 공매도를 할 수 있다보니 제도를 이용해 거래량을 늘린다. 거래량을 늘려 증권사들의 수수료를 챙겨주는 거간꾼 역할에 치중하다보니 개인 투자자보호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있다.

불법공매도에 대해 단속도 잘 하지않고, 하는 시늉만 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국민 피해가 많다면 다른나라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이 보호하는 정책을 만들어야한다. 기존의 관습에 물들고 국민보다는 공매도 카르텔의 편에 서있기 때문에 좋은 정책을 내놓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선진적인 정책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 아니고 내놓지 않는 것이다. 국민을 보호할 의중이 없고 개인 투자자들은 내놓은 자식처럼 보호할 의무가 없다는 듯이 행동한다. 

금융위원회 안에 개인 투자자 보호 조직이 생겨야한다. 금융위원회 설치법 목적에도 투자자 보호가 명기돼있다. 현재 개인 투자자는 1400만명 수준이다.

정부는 세금만 거둬들일 것이 아니라 개인 투자자 보호에 전념하는 TF팀을 만들필요가 있다.

한국투자증권 3년 간의 불법공매도 사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한국투자증권은 주문제출 할 때 공매도에 체크를 하고 주문을 해야하는데 “체크만 안했을 뿐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3년간 불법 공매도를 한것에 고의성이 없다는 것과 주가하방 압박이 없었다는 것 액면 그대로를 믿을 수 없다.

한국투자증권이 하는 주장이 사실일지 아닐지는 모르겠다. 다만 공매도에는 업틱룰이 있다. 공매도 체크를 하지 않고 주문했다면 업틱룰을 어기고 주문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만약 룰을 어기고 주문했다면 주가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3년 3개월 동안의 공매도가 실수였다면 해당 기간동안 모르고 지나간것은 내부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직원 징계도 마찬가지다. 직원의 실수때문에 회사가 8억원의 과태료를 냈다면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 실수한 직원에 대해 어떤 징계를 내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경징계를 내렸다면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한투연의 앞으로 계획은.

지금 당장의 한투연의 과제는 공매도 개혁과 주식양도세 2년 유예다. 공매도 개혁을 위해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한국투자증권 앞에서 집회를 할 예정이다.

공매도 개혁 등은 하루이틀 목소리를 내서 해결 될 일은 아니다. 잘못된 것도 고쳐야 하고 새로운 정책도 제안을 해야한다. 

현재 한투연은 약 5만명의 회원이 가입돼있다. 앞으로 50만 회원이 된다면 정치인들도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소규모이기 때문에 조직도 더 커지고 인력도 충원해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

미국 같은 경우 전미개인투자자협회가 있는데, 협회가 개인투자자에 대한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본다. 누군가는 힘들어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몸을 던지며 계속 열심히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주식시장이 살아있는 한 한투연의 개인투자자 권익 보호 활동은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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